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8월 임시국회를 마치고 이제 9월 정기국회에 들어갑니다.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에서 여야는 예산과 입법 등 전방위에 걸쳐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대결을 벌일 전망인데요.

이재동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살펴봤습니다.

어느덧 8월의 끝자락입니다.

유난히도 유별났던 올여름 무더위만큼이나 국회에서도 뜨거웠던 대치정국이 펼쳐졌습니다.

원래 여름은 정치권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멈추는 시기입니다.

휴가철이 껴 있는 데다,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힘을 아껴야 하는 시간이니까요.

그런데, 민주당이 쟁점 법안 처리에 나서면서 필리버스터가 반복됐고요.

조용히 넘어가나 했던 지난주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 후보들 선출안이 부결되자 여지없이 고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현장음> 민주주의 파탄난다! 파탄난다! 파탄난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국민의힘이 부적격 인사를 추천하면 이를 저지하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국회 일정을 모두 거부하겠다고 반발했습니다.

푹푹 찌는 무더위가 무색하게도 여야 관계는 꽁꽁 얼어붙어 버렸고, 이런 상황 속에 국회는 이제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에 들어갑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대표> "'도로윤석열당', '도로내란당'으로 가버린 국민의힘과 우리가 앞으로 험난한 과정을 또 마주해야 될 것 같습니다."

<장동혁/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정권과 싸우기 위해 전쟁터로 나가는 출정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맨 앞장서서 싸우겠습니다. 국민의힘은 통상 재선 의원이 맡아 오던 법사위 간사에 산전수전을 다 겪은 5선의 중진 나경원 의원을 배치했습니다. 민주당이 강경파인 6선의 추미애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전진 배치하자 맞불을 놓은 겁니다."

본회의로 올라오는 법안을 최종 점검하는 법사위는 단순히 하나의 상임위가 아닌 여야의 정치력과 전략이 맞부딪히는 최전선입니다.

'추미애 대 나경원'이라는 대진표가 완성되며 법사위는 이번 정기국회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떠올랐습니다.

최대 화약고는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3대 특검'의 수사 인력과 기간을 늘리는 이른바 '더 센 특검법' 개정안입니다.

<전현희 / 민주당 3대특검 종합대응특위 총괄위원장> "국민의 명령을 완수할 수 있도록 인력과 기간 부족으로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적극 뒷받침을 하겠습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원내대표> "너무 힘자랑하지 마십시오. 그 힘쓰다가 결국 부러집니다. 일당독재에 대해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야의 격렬 대치에 정기국회가 시작도 전에 '개점 휴업'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이 일단 정기국회 개회식에는 참석하기로 했지만, 장외투쟁의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와의 회동추진을 공식화한 것이 정국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지난 25일> "야당을 배제해서는 또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힘들더라도 대화는 당연히 해야 될 겁니다."

관건은 형식과 의제입니다.

대통령실은 여야 지도부를 함께 초청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장대표는 "이번에는 그런 형식의 만남이라도, 언제쯤 제1야당 대표와 만날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일대일 회동을 요구한 셈.

이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되면 여당은 순방 결과 후속 조치에 대한 협조를, 야당은 특검법 개정안과 검찰개혁에 대한 우려를 대화 테이블에 올리고 싶어할텐데요.

과연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살펴볼 대목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새 대표가 각각 선출됐지만 여야의 수장들은 악수한 번 하지 않은 채 정기국회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 정작 정치는 사라졌단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악수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인사나 감사, 화해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두 사람이 손을 마주 내어 잡는 일' 민생 현안을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정기국회 시작이 코앞인데도 여야가이런 상징적 행위조차 외면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 될 겁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여의도풍향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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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동(trigg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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