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장보경 기자>

오늘 저녁 8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이 열립니다.

각 분야에서 선정된 국민 대표 80명이 이 대통령에 '빛의 임명장'을 전달하는, 사실상의 공식 취임 행사인데요.

대통령실 출입하는 장보경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장 기자, 어서오세요.

[질문1] 광화문 광장에 대형 원형 무대가 설치됐습니다. 이제 10분 뒤인 저녁 8시부터 '광복 80주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라는 제목의 제 21대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이 열리잖아요. 어떤 행사입니까?

네, 지난 6월 4일 오전 6시 21분, 중앙선관위의 당선 확정 선언과 동시에 제21대 대통령으로서 임기가 시작됐죠.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치러진 조기대선을 거쳐 인수위 없이 임기를 시작한 이 대통령은, 첫날 국회에서 간소화된 취임선서만 마치고 곧장 국정 업무에 돌입했습니다. 당시 여권에서는 정식 취임 행사는 제헌절 기념식과 함께 '임명식'이라는 이름으로 개최하겠다고 예고했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두 달 간 국정 정상화를 위해 대내외 현안 해결에 집중하다보니 여러 이유로 미뤄졌고, 광복절인 오늘 임명식을 열게 됐습니다.

명칭에서 보듯 역대 취임식과 달리 '국민이 대통령을 임명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는데요. '국민주권정부' 탄생의 주체는 주권자인 국민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겁니다. 장소도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적 순간마다 국민들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가 됐던 광화문 광장을 선택했는데요. 국민 화합과 변화의 물결을 상징하는 장소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 올해가 광복 80주년이지 않습니까? 이 숫자에 맞춰서 미리 선정한 국민 대표 80명이 이 대통령에게 국민임명장을 수여하는 식순이 오늘 임명식의 핵심입니다. 각 분야에서 선정된 국민대표들이 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LED가 내장된 이른바 '빛의 임명장'에 적어 전달할 예정인데요. 이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국민 대표 4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마지막 임명장을 제자리에 놓을 예정입니다. 이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국민을 섬기겠다는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

국민임명식은 총 3부로 구성됐습니다. '화합의 광장', '함께 빛나는 우리'라는 주제로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다수의 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주권 대축제가 될 예정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적 정통성을 보여주는 영상도 선보이고요, '우리가 바라는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국민의 바람을 영상과 현장 인터뷰로 전달한다고 합니다.

참석자는 약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정식 초청받지 못한 시민들도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축제의 장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합니다.

[질문2]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임명식'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헌법 69조에 따른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당시 국정 공백 해소의 시급성을 고려해 예포 발사나 군악대 퍼레이드 등 별도 행사 없이 취임사 발표 등 꼭 필요한 절차만 진행했는데요. 참석자도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한 5부 요인과 정당대표, 국회의원, 국무위원 등 약 300명이었습니다. 역시 전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조기대선에서 당선됐던 제19대 문재인 대통령도 국회의사당에서 약식 취임식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대로라면 역대 대통령 취임식은 각국 정상급 인사, 외국기업인, 재외동포 등을 포함해 6만여명까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치러집니다. 대통령의 취임식이라는 기념식 자체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하는 계기인 동시에 첫 출발을 알리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인데요. 각계각층의 국민 참여를 통한 범국민적 축제의 장으로 마련하기도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통상적인 취임식의 의미를 살리면서도, 대신 국민이 대통령을 임명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부각하기 위해 '국민임명식'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서 전해드렸듯, 장소도 국회의사당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광화문광장으로 선택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질문3] 그렇군요. 80명의 국민대표들은 각 분야에서 선정된 분들이지 않습니까? 어떻게 구성됐습니까?

80인의 국민대표에는 1945년 광복 이후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역사적 순간을 상징하는 인물들은 물론, 평범한 국민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우선 1945년생 광복둥이이자, 광복군 독립운동가였던 목연욱 지사의 아들인 목장균 씨가 맨 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덴만 여명 작전 때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수술했던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바둑기사 이세돌 9단,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한 박항서 감독,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학생 부문 1등을 수상한 젊은 영화감독 허가영씨도 국민대표로 뽑혔습니다.

아울러 계엄 당일 장갑차를 막은 유충원·김숙정 부부, 국내 최초 자연임신으로 다섯 쌍둥이를 출산한 김준영·사공혜란 부부, 88서울올림픽부터 평창올림픽까지 자원봉사를 한 이형용 씨, 서울대학교 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구조사로 재난 현장에서 활동한 최명재 씨 등도 선정됐습니다.

국민대표 80인 명단을 확인해보니, 1945년부터 2024년까지 관련년도는 물론 추천사유도 다양하게 적어뒀는데요. 그 만큼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남녀노소, 분야를 다양하게 정하려 했다는 고심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AI 프로젝트 참여 기업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창립 멤버로 나로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책임연구원, 귀농해 스마트 양묘사업을 추진하는 청년 농업인 등 과학기술 관련 분야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누군가에겐 낯설기도 한 분야의 국민대표들이 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일지, 임명장에 잘 적혀 있을텐데요. 대통령실은 빛의 임명장이 거치된 큐브를 행사 종료 후 용산 대통령실로 옮겨 전시할 예정입니다.

[질문4] 대통령실은 국민임명식을 국민 통합 행사로 기획하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전직 전직 대통령들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네, 대통령실은 앞서 우상호 정무수석이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우자 권양숙 여사를 직접 찾아가 초청장을 전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또 김옥숙 여사, 이순자 여사의 초청장은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전달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한 예우이자, 국민 통합을 추구하는 이재명 정부의 실천적 행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구속과 수사를 이유로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는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초청장 전달 이후 참석에 관한 대통령실의 후속 브리핑이 있었는데요.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 내외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 종단 대표, 정치 경제 노동계 대표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다만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 등으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5] 이제 국민임명식 시작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임명식,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까요?

이번 국민임명식은 대내외적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출범을 알리고, 국민 목소리를 국정 운영에 반영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행사라 볼 수 있겠습니다.

국민이 중심이 된 행사로 기획된 만큼, 이 대통령의 직접 발언보다는 국민 의견을 듣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재명 정부 인수위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위원회도 국민보고회를 끝으로 그제 활동을 마쳤는데요. 국민임명식까지 끝나면 새 정부 국정 초기 굵직한 출범 행사는 거의 마무리를 짓게 됩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국회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민생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며,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를 전한 바 있습니다. 또 이재명 정부는 유연한 실용정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오늘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 받은 이 대통령이 이제 하반기 국정 운영에서 어떤 구상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더 집중될 것 같습니다.

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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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경(jang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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