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양봉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더위를 이기지 못한 벌들이 벌통을 뛰쳐나오는 등 집단폐사의 위험도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정호진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경기도에 있는 한 양봉 농가에 나와 있습니다.

현재 이곳엔 폭염 경보가 내려졌는데요.

벌통 위에 올려뒀던 온도계는 45도를 넘겼습니다.

계속되는 무더위에 벌들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벌들은 벌통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요.

벌통 안이 워낙 뜨겁다 보니 쏟아지듯 벌들이 도망쳐 나온 겁니다.

이렇게 벌들이 밖에 있으면 천적에 쉽게 노출되고요.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 농민들은 난감한 상황입니다.

또 무더위가 계속되면 여왕벌이 산란을 멈춰 군세를 유지하기 어렵고요.

더위를 이기지 못한 벌들이 집단폐사할 위험도 있는데요.

폐사를 막기 위해 농민들은 벌통의 계상을 올려 벌통 안 온도를 낮추고요.

물을 뿌리거나 간이 가림막을 설치해 그늘을 만들어주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폭염이 이어진다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앵커]

정 기자, 양봉 농민들의 작업 환경도 녹록지 않다고요?

[기자]

네, 양봉 작업을 하려면 안전을 위해 베일이 달린 모자 같은 장비를 착용해야 하는데요.

직접 써보니 통풍이 된다고는 해도 열이 잘 배출되지 않아서 찜통 같고요.

외부에 벌통이 있다 보니 직사광선을 피하기도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다보니 농민들은 최대한 낮 시간을 피해 새벽이나 오후 늦은 시간에만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계속되는 폭염에 올해 농업인 온열질환자는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경북 봉화군과 충남 공주시 등에서도 농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숨진 사례도 나왔습니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여름철 농업재해대책 상황실을 집중 운영해 24시간 상황관리를 추진하고요.

고령 농업인 돌봄과 건강관리 교육 등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양봉 농가에서 연합뉴스TV 정호진입니다.

[현장연결 김상윤]

[앵커]

찜통더위에 몸살을 앓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분위기가 사뭇 다른 곳도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지만, 동해안 지역은 예외인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전동흔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 나와 있습니다.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나무들이 바람에 거세게 흔들릴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바다쪽에서 불어보고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지만, 이곳처럼 바다와 접한 동해안 지역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서울, 충주, 광주 등 우리나라 서쪽 지역은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릉, 울산, 해운대 같이 동해안과 면한 지역은 한낮에도 30도 밑을 맴돌고 있습니다.

울산에선 지난 월요일 최고기온이 34.8도까지 올라갔지만, 어제(11일) 최고기온은 28.7도였고, 최저 기온은 23.3도까지 내려갔습니다.

날씨가 시원해지자 시민들은 불볕 더위와 싸울 필요 없이 해변을 찾아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시민의 목소리 듣겠습니다.

<김철, 장진영 / 울산광역시 중구> "선풍기 가볍게 틀고 문 열어놓고 자면 너무 시원해요. 저번주까진 진짜 너무 더워서 에어컨 안틀고는 못 잘 정도였는데 지금은 시원해서 너무 좋습니다."

한창 더운 오후 시간이 찾아오면서 오전과 같은 시원함은 약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쾌적한 날씨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폭염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전체가 다 덥다고 생각하실텐데요.

지금 서쪽은 덥고 동쪽은 시원한 이유는 있습니까?

[기자]

먼저, 왜 동쪽 지역이 비교적 시원한지부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현재 동해안 지역은 곧 동해 북부 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 걸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고온다습한 서풍이나 남풍 대신, 비교적 서늘한 동풍이 바다에서 육지로 불어오며 기온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이 동풍이 우리나라 중심부의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향하면 '푄 현상'이 발생합니다.

'푄 현상'은 바람이 산을 넘으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는 현상인데요.

이 때문에 동쪽에서 불어온 서늘한 바람은 산을 넘으며 따뜻한 공기로 변하게 되고, 결국 서쪽 지역은 더 덥고 동쪽 지역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날씨가 형성된 겁니다.

다만, 동쪽 지역의 시원한 날씨도 오래가진 않을 전망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우리나라 상공의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서풍을 타고 수증기가 유입되고, 다시 폭염 특보 수준의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연합뉴스TV 전동흔입니다.

[영상취재기자 : 김민엽]

#폭염 #무더위 #양봉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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