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시대 상투를 튼 남성들이 갓을 쓰기 전 이마에 두르던 머리띠를 망건이라고 합니다.

말 꼬리털을 한올 한올 다듬어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두 달이 걸리는데요.

손끝으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모녀를 서형석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잘 다듬은 말 꼬리털을 팽팽하게 당겨가며 한 올씩 엮다 보면 편자 한 줄이 만들어지고, 이 면과 면을 틀에 붙여가며 한 땀 씩 또 이어주면 망건이 완성됩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어깨 너머로 지켜보며 일손을 돕던 딸은 30여 년이 또 흘러 지난해 3대를 잇는 장인이 됐습니다.

<전영인 / 국가무형유산 망건장 보유자> "그냥 물 흐르듯이 물이 흘러서 바다로 가는 것처럼 결국 또 망건장이라는 자리까지 오게 되었네요."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강전향 / 국가무형유산 망건장 보유자> "기분이 좋으면 좋을 때도 있고 조금 이것이 하기가 힘든 거라서 너무 쫀쫀해가지고 어떨 때는 안쓰럽기도 하고 내가 하는 것보다 자식이 하는 건 좀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부지런히 하기를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길을 걷는 딸은 큰 자부심과 함께 새 미래를 그립니다.

<전영인 / 국가무형유산 망건장 보유자> "전통문화를 오히려 외국인분들이 더 관심 가지고 보는 케이스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전통도 지키면서 현대화된 활동들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고 저 역시 그런 역할을…"

대를 이어 전통을 잇는다는 남다른 책임감을 짊어진 두 사람은 모녀의 정 뿐만 아니라 애틋한 사제의 마음도 나눠 갖습니다.

<강전향·전영인 / 국가무형유산 망건장 보유자> "내 말을 잘 들어줘서 고맙고 진짜 착하고 다정스러운 딸입니다. 이것만 잘하면 돼 이제 (부족한 저를 계속 메워주시고 가르쳐 주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그렇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역사와 혼이 담긴 손끝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서형석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욱]

[영상편집 정애경]

[그래픽 박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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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석(codealp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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