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절도범 취업 돕고…몸으로 화물차 세우고

[뉴스리뷰]

[앵커]

현직 경찰관이 생필품 택배를 훔쳐 온 20대 청년에게 일자리를 알선했습니다.

생활고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 취업이 교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고속도로에서 비틀거리는 화물차량을 몸으로 세운 경찰관도 있었습니다.

천재상 기자입니다.

[기자]

후드를 눌러쓴 한 남성이 택배 상자를 들고 아파트 계단을 오릅니다.

경찰에 검거된 20대 청년 A씨입니다.

A씨는 최근 두 달간 스무차례에 걸쳐 빵 등 식료품이 담긴 택배 물품 45만원 어치를 훔쳤습니다.

군 제대 후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생필품만 골라 훔친 건데, 고가의 물건에는 일절 손 대지 않았습니다.

생활고가 범죄로 이어진 안타까운 소식에 현직 경찰관이 일자리 알선에 나섰습니다.

<박노식/청주 청원경찰서 경위> "피의자도 제 아들뻘 정도 뿐이 안 돼요. 딱한 심정도 들고. 그러다보니까 저는 조금이라도 일자리라도 어떻게 좀 구해줄까…."

과거 박 경위의 도움으로 방황을 끝내고 새 삶을 찾은 또래 청년도 A씨의 취업을 도왔습니다.

한 경찰관의 교화 노력이 선순환을 이루고 있는 겁니다.

<정 모 씨/박 경위 지인> "저도 어렸을 때 그냥 그렇게 똑같은 상황을 겪어보고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에 (피의자가)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고속도로에서 비상등을 켠 대형 화물차가 터널 벽에 부딪치며 비틀댑니다.

경찰의 정차 지시에도 응답이 없자, 이상을 직감한 고속도로순찰대 홍학기 경위가 순찰차에서 내려 달리기 시작합니다.

홍 경위가 화물차에 올라타 조수석 문을 두드리자, 그제서야 차량이 멈춥니다.

<홍학기/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위> "'이걸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 도중에 차는 막을 수가 없고. (도로에) 그 공간이 넓은 공간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길래 아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내려서 뛰었고요."

알고 보니 이 운전자는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저혈당 쇼크 상태였습니다.

경찰관의 빠른 대응으로 운전자는 무사히 구조됐고,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뻔한 상황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범죄자 검거와 더불어 교화에 힘쓰고, 발로 뛰어 사고를 막은 이들 경찰관은 '본분을 다 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천재상입니다. (genius@yna.co.kr)

[영상취재기자 이용준]

#박노식 #홍학기 #충북_경찰 #교화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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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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