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한달반…국제사회 무기력에 커지는 희생

[뉴스리뷰]

[앵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한달 반가량이 지났습니다.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희생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국제사회 대응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얀마 양곤 현지에서 이정호 통신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시민들이 군경의 총격을 피해 자세를 한껏 낮춥니다.

최루탄이 터지고 총소리가 이어지자 시민들이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여러 사람이 쓰러진 한 명의 팔다리를 잡고 옮깁니다.

앞에는 이미 총격에 쓰러진 다른 시위 참여자도 보입니다.

직접 만든 방패를 들고 군경과 맞서는 한 남성.

결국 군경의 총탄에 맞아 차디찬 주검으로 돌아옵니다.

<시위 참가자 부인> "제가 가지 말라고 했지만 남편은 매일 시위에 나갔습니다. 남편은 죽을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면서 걱정했습니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약 한 달 반.

군경이 무력을 동원한 강경 진압을 멈추지 않으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군부가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해 평화적인 시위대를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직적인 살인이자 초법적 처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군경에 숨진 미얀마 국민이 70명이 넘는다면서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톰 앤드루스 / 유엔 미얀마 특별보고관> "신뢰할 만한 보고들은 미얀마 군경이 지금까지 최소 70명을 살해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해법을 못 내놓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무분별한 폭력 사용을 자제하라며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성명에 만장일치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쿠데타'라는 단어도 빠졌고, 유엔 헌장에 따른 제재 경고 역시 중국 등의 반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알맹이는 빠진 겁니다.

이러자 미얀마 군부는 "계획대로 가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주의 복귀 요구를 묵살하고 강경 진압을 계속하겠다는 뜻입니다.

<조 민 툰 준장 / 미얀마 군정 대변인>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를 존중하지만, 우리가 집권했을때 세운 목표를 계속해서 추진할 것입니다."

가택 연금 상태에서 이미 4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해 군부가 뇌물수수 혐의를 씌운 것도 같은 연장선상입니다.

군부 강경 진압과 국민의 지속적 저항이 브레이크 없이 맞부딪히면서 미얀마 정국엔 핏빛이 가득합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연합뉴스 이정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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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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