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늦었어도'…화염 휩싸인 노숙인 구한 시민들

[뉴스리뷰]

[앵커]

차가운 겨울 거리에서 잠을 자던 노숙인의 온몸에 불이 붙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노숙인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는데요.

위험을 무릅쓴 용감한 시민들 덕분이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한밤중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습니다.

<현장음> "뭐야. 뭐야."

시민들이 온몸이 화염에 휩싸여 허우적거리는 행인을 발견하고 급히 차를 세우고 불을 끄기 시작합니다.

다른 시민들도 달려와 힘을 보탭니다.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13일 새벽.

갑자기 몰아친 한파 속에 50대 노숙인이 부탄가스로 불을 피우고 금세 잠이 들었습니다.

불은 바로 옆에 있던 노숙인의 옷에 옮겨붙은 뒤 삽시간에 온몸으로 번져나갑니다.

30살 김보건씨와 여자친구는 귀가 도중 불길에 휩싸인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둘은 곧장 119에 신고하고 차량에 있던 무릎 담요로 노숙인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김보건 / 노숙인 구한 시민> "많이 혼란스러웠는데, 사람이 불에 타고 있다 보니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화재를 먼저 진압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노숙인은 두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대처가 조금만 늦었다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지거나, 불이 바로 옆 건물로 번질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김보건씨와 여자친구도 불을 끄는 과정에서 손과 옷이 그을렸습니다.

<김보건 / 노숙인 구한 시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이 되고, 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그 상황을 목격했으면 누구든 나서서 했을 거라 생각됩니다."

위험을 무릅쓴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차가운 거리에서 스러질 뻔한 소중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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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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