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韓美 민주 조합…文-바이든 케미 어떻게

[뉴스리뷰]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첫 통화를 마치면서, 한국이 미국 새 행정부와 어떻게 합을 맞춰갈지 주목됩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민주당 정부'들이 만났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한데요.

일단 정상외교의 '첫단추'는 잘 끼웠다는 것이 청와대와 정부의 자평입니다.

서혜림 기자입니다.

[기자]

첫 정상통화에서 눈길을 끈건 '시구'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시 '트로이의 해법'을 인용했는데요.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의 작품이었죠.

그런데 바이든 당선인에게 이 시는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부통령 제의를 수락하며 "젊은 오바마는 희망이고 연륜이 많은 나는 역사"라고 말했죠.

그런 바이든 당선인에게 문 대통령이 "당신은 이제 역사이자 희망이 됐다"고 언급하며, 상대에 대한 존중을 표한 겁니다.

시(詩)를 가교로 삼아 소통하는 건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 스타일을 특징짓는 요소기도 합니다.

지난해 12월 중국을 찾았을 때는 한시를 인용했는데요.

리커창 총리를 만났을 때는, 두보의 작품 '춘야희우'를 인용했습니다.

또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선 맹자의 명구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소통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가 정상간 관계가 곧 국가간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양 정상이 각각 한국과 미국의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도 주목합니다.

우선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요.

1987년 이후, 한미 양국에서 같은 기간 비슷한 이념의 정부가 집권한 건 약 9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1988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연달아 호흡을 맞췄고요.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임기 중 미국 정권교체를 경험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대부분 기간 민주당의 오바마 정부를 카운터파트로 삼았죠.

그러니까, 이번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20년만에 한국과 미국의 '민주당' 정부가 합을 맞추게 된 겁니다.

이에 정부 내엔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특히 클린턴 정부의 '페리 프로세스'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호응한 3단계 비핵화 구상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정권교체가 되면서 이 구상도 폐기 운명을 맞았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를 맞는 정부는 우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가기 위해 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와 동맹 이슈에 있어선 불안정한 측면이 있었지만, 대북대화 성과'는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입니다.

다만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선, 20년 사이 지속적인 핵 개발로, 미국 민주당내 북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합니다.

'싱가포르 합의'의 운명도 주목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뒤집는, 이른바 ABT(Anything But Trump)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어선데요.

다만, 대화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 정부의 성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특히 북미간 '촉진자'를 자임한 문재인 정부의 역할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문재인-바이든 정부의 합이, 한반도의 새로운 '역사와 희망'을 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