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풍향계] 113석 한국당과 5석 정의당의 이유있는 충돌
[명품리포트 맥]
113석을 가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5석의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이 최근 들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습니다.
한국당과 정의당은 이념적 지향이 판이하게 달라 이전에도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였지만, 지난주에는 서로를 향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습니다.
두 정당의 충돌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선거제 개편 때문입니다.
의석 수만 놓고 보면 한국당과 정의당의 몸집은 하늘과 땅 차이지만, 선거제 개편이라는 3차원 입체 안경을 쓰는 순간 존망을 걸고 두 당이 혈투를 벌이는 풍경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정의당은 선거제 개편을 통해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 하고, 한국당은 정의당이 민주당과 합세해 범진보 블록의 파괴력을 키우는 시나리오를 저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정의당이 사활을 거는 선거제 개편의 핵심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입니다.
이 제도가 도입돼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면 정의당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의당은 그렇기 때문에 민심 그대로의 선거를 구호로 내걸고 선거제 개편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비례대표 의석을 75석으로 늘리고, 정당득표율 기준 연동율 50%를 적용하는 방안에 뜻을 모은 겁니다.
<심상정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각 당에 보고되고 최종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나 법제실에 법률적인 조항 검토를 마무리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한국당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제1야당을 뺀 선거제 개편안 합의는 좌파연합 의회를 만들기 위한 야합이자 음모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법을 패스트랙에 태운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들고 일어서야 합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일촉즉발의 감정싸움까지 벌였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기자가) 이 제도 도대체 어떻게 의석을 나누겠다는 거냐고 물으니 (심상정 위원장이) "국민은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국민은 알 필요없는 이런 기형적인 제도 왜 만들겠습니까?"
<심상정 / 정의당 대표> "제 1야당의 대표가 정치개혁이라는 큰 호박을 굴리려고 해야지. 말꼬리나 잡는 좁쌀정치를 해서 되겠느냐…"
한국당과 정의당의 충돌은 지난 수요일 절정에 달했습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당 나 원내대표를 정면 비판했고, 항의를 하던 한국당 의원들은 결국 본회의장을 나가버렸습니다.
<윤소하 / 정의당 원내대표> "공정한 선거제가 만들어지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돼서 반대한다고 하신 것이 사실이냐 이 말이에요. 나경원 원내대표가 답하세요."
<현장음> "뭐하는 거야! 저런 이야기 들을 것 없습니다."
한국당과 정의당의 대치 전선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남쪽으로 3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두 당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창원 성산 보궐선거 현장입니다.
정의당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를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의지이고, 한국당은 영남 텃밭에 자리잡은 진보정치 1번지에서 승리해 정국 전환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입니다.
<이정미 / 정의당 대표> "지금 창원 성산에서는 노회찬 대 박근혜의 한 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국민들께서 이 보궐선거를 통해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평가를 하시고 심판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창원성산 1석은 현재의 정국 지도를 단숨에 바꾸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점에 여야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창원성산을 가져와 6석이 되면 14석의 평화당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되고 여의도의 범진보 블록은 더욱 단단해지게 됩니다.
반면, 한국당이 승리하면 보수야권이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게 되고, 향후 야권 재편을 촉발하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선거제 개편부터 4·3 보선까지.
한국당과 정의당 간 격돌의 이면에는 내년 총선을 향해 달려가는 범진보와 범보수 진영간 거대한 한판 승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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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명품리포트 맥]
113석을 가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5석의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이 최근 들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습니다.
한국당과 정의당은 이념적 지향이 판이하게 달라 이전에도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였지만, 지난주에는 서로를 향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습니다.
두 정당의 충돌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선거제 개편 때문입니다.
의석 수만 놓고 보면 한국당과 정의당의 몸집은 하늘과 땅 차이지만, 선거제 개편이라는 3차원 입체 안경을 쓰는 순간 존망을 걸고 두 당이 혈투를 벌이는 풍경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정의당은 선거제 개편을 통해 대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 하고, 한국당은 정의당이 민주당과 합세해 범진보 블록의 파괴력을 키우는 시나리오를 저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정의당이 사활을 거는 선거제 개편의 핵심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입니다.
이 제도가 도입돼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면 정의당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의당은 그렇기 때문에 민심 그대로의 선거를 구호로 내걸고 선거제 개편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비례대표 의석을 75석으로 늘리고, 정당득표율 기준 연동율 50%를 적용하는 방안에 뜻을 모은 겁니다.
<심상정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각 당에 보고되고 최종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나 법제실에 법률적인 조항 검토를 마무리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한국당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제1야당을 뺀 선거제 개편안 합의는 좌파연합 의회를 만들기 위한 야합이자 음모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법을 패스트랙에 태운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들고 일어서야 합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일촉즉발의 감정싸움까지 벌였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기자가) 이 제도 도대체 어떻게 의석을 나누겠다는 거냐고 물으니 (심상정 위원장이) "국민은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국민은 알 필요없는 이런 기형적인 제도 왜 만들겠습니까?"
<심상정 / 정의당 대표> "제 1야당의 대표가 정치개혁이라는 큰 호박을 굴리려고 해야지. 말꼬리나 잡는 좁쌀정치를 해서 되겠느냐…"
한국당과 정의당의 충돌은 지난 수요일 절정에 달했습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당 나 원내대표를 정면 비판했고, 항의를 하던 한국당 의원들은 결국 본회의장을 나가버렸습니다.
<윤소하 / 정의당 원내대표> "공정한 선거제가 만들어지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돼서 반대한다고 하신 것이 사실이냐 이 말이에요. 나경원 원내대표가 답하세요."
<현장음> "뭐하는 거야! 저런 이야기 들을 것 없습니다."
한국당과 정의당의 대치 전선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남쪽으로 3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두 당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창원 성산 보궐선거 현장입니다.
정의당은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를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의지이고, 한국당은 영남 텃밭에 자리잡은 진보정치 1번지에서 승리해 정국 전환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입니다.
<이정미 / 정의당 대표> "지금 창원 성산에서는 노회찬 대 박근혜의 한 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국민들께서 이 보궐선거를 통해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평가를 하시고 심판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창원성산 1석은 현재의 정국 지도를 단숨에 바꾸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점에 여야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창원성산을 가져와 6석이 되면 14석의 평화당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되고 여의도의 범진보 블록은 더욱 단단해지게 됩니다.
반면, 한국당이 승리하면 보수야권이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게 되고, 향후 야권 재편을 촉발하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선거제 개편부터 4·3 보선까지.
한국당과 정의당 간 격돌의 이면에는 내년 총선을 향해 달려가는 범진보와 범보수 진영간 거대한 한판 승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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