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경험 90%…"방송계, 미투 사각지대"

[뉴스리뷰]

[앵커]

방송 제작 현장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노동자가 10명 중 무려 9명에 달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프리랜서였는데, 불안정한 신분이나 성폭력에 관대한 업계 분위기 등 때문에 그저 참고 넘길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2009년, 드라마 단역배우였던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업계 관계자 12명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경찰 조사에서까지 2차 피해를 입자 그녀가 남긴 말은 "더는 살 이유가 없다"였습니다.

그 뒤 여동생까지 언니의 비극적 선택을 따르면서 이 사건은 이른바 '단역배우 자매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청와대 청원이 이어지며 최근 경찰은 9년 만에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방송 제작 현장에서 성폭력은 이 자매의 일뿐만이 아니었습니다.

10명 가운데 무려 9명이 성희롱과 성적관계를 요구받는 등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것입니다.

응답자의 87%는 프리랜서.

반면, 가해자 절반은 방송사의 정규직 임·직원이었습니다.

피해자 10명 가운데 8명은 성폭력 피해를 참고 넘겼는데,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인한 걱정이 가장 컸기 때문으로 조사됐습니다.

방송사가 성폭력에 관대하고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답했습니다.

신고 창구가 아예 없다는 응답도 73.5%에 달했습니다.

<김혜진 / 방송계갑질119 활동가> "독립적인 자기 역할을 하는 주체로 존중되거나 인정되기보다는 전부 다 위계되고 언제라도 자르거나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라는 거죠."

이들은 정부의 성폭력 종합대책에도 방송계는 빠졌다고 비판하며, 프리랜서로까지 구제 범위를 넓힌 관련 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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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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