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80년 전 포츠담 회담처럼 강대국들이 다른 나라들의 영토 분할을 흥정하는 자리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지시간 10일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독재자와 함께 앉아 유럽의 영토 분할을 논의한 가장 최근 사례가 80년 전 포츠담 회담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소련, 영국 정상이 참석한 포츠담 회담은 1945년 7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연합군 중 소련군의 점령 지역이던 독일의 포츠담에서 열렸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유럽에서는 끝나 있었고 태평양 지역에서는 막바지로 치닫던 때였습니다.
포츠담 회담에서는 유럽 대륙 국가들의 영토 분할과 '세력권'이 결정됐으며 그 결과 소련은 동유럽의 거대한 땅덩어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 대륙 국가들은 협상의 객체로 전락했으며 이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회담인데도 이들 국가의 대표들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텔레그래프는 이와 비슷한 일이 이번 주 알래스카에서 일어날 예정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만나서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백악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대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으나,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온다면 푸틴 대통령이 회담장에 나타날지 불확실하다는 게 텔레그래프의 지적입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알래스카에 온다고 하더라도 일단 트럼프-푸틴 양자 회담이 끝난 후에야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하는 회담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알래스카로 초청하는 방안은 우크라이나 측과 유럽 지도자들이 미국 측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추진해 왔으나 그러려면 우크라이나가 양보해야만 한다는 견해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을 어떻게 하든 '영토 교환'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점령 이래 계속 넓혀온 점령지를 우크라이나가 포기하고 러시아 측에 할양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굴욕적인 종전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며, 특히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되찾고 러시아의 추가 진격을 막으려고 엄청난 희생을 치른 지금은 더욱 그렇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습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알래스카 정상회담 개최 계획이 알려지자 러시아 내 평론가들과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이 큰 성과라고 대대적으로 자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국가 지도자가 유엔본부를 제외한 미국 영토에 초대받은 것은 2007년 여름 푸틴 대통령이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의 초대로 방미한 이래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래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나 우크라이나 측에 아무런 양보를 하지 않은 상태로 정상회담에 초청됐습니다.
일부 러시아 인사들은 회담 장소가 원래 러시아령이었던 알래스카라는 점에도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푸틴 #트럼프 #알래스카 #포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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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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