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들을 살해한 8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오늘(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지난 5월 살인 혐의를 받는 80대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추석 당일인 9월 17일 자택에서 아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아들이 술에 취해 소리 지르고 욕을 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의 아들은 이혼 후 부모와 함께 생활해 왔는데, 음주 탓에 여러 차례 범행으로 처벌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약 10년 전부터 술을 마시면 부모에게 소리 지르고 욕설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고, A씨와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와 방법, 고의성,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된 점에 비춰볼 때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알코올 의존 증세와 가정폭력이 점점 심해지자 피고인은 보호 입원에 대해 알아보거나 경찰 상담을 받기도 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가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 자수한 점, 고령인 점, 가족들이 피해자로 인해 겪은 고통을 밝히면서 선처를 호소한 점 등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됐습니다.

재판부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했을 때,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1심의 형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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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