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을 받고 인증샷을 올린 캄보디아 출신 귀화 여성['스레드' 캡처]['스레드' 캡처]


한 캄보디아 출신 여성이 SNS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인증샷을 올렸다가 '악플 테러'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22일 A씨는 자신의 SNS에 소비쿠폰 3장을 손에 쥐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감사해 대한민국'이라 적었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45만 원짜리 선불카드 1장과 20만 원짜리 카드 2장으로 총 '85만 원'의 소비쿠폰을 들고 있는 A씨의 손이 나왔습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거주자 자격으로 45만 원을 받고, 가족 2명에게 지급된 20만 원 짜리 카드 2장을 일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다짜고짜 욕을 하는 댓글부터 "세금 똑바로 내라",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등 무차별적인 혐오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인이 소비쿠폰을 왜 받느냐"며 분노한 건데, 사실 이 여성은 귀화한 한국인이었습니다.

◇소비쿠폰, 외국인은 못 받아…난민 등 일부 예외만 가능

애초에 정부는 원칙적으로 외국인을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내국인이 포함된 주민등록표에 등재돼 있는 사람, 영주권자, 결혼이민자, 난민인정자 중 건강보험과 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만 외국인이어도 소비쿠폰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시기 긴급재난지원금 때보다는 지급 대상 외국인 범위가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난민인정자를 배제한 건 위헌이라고 결정함에 따라, 이번에는 난민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 이주민 270만여 명 가운데 140만 명 가량은 여전히 배제됐습니다.

◇외국인도 세금 내는데…이주단체 "차별 없이 지급하라"

이번 '악플 테러' 사건으로 외국인 차별 논란이 재점화한 가운데, 이주인권단체들은 "모든 이주민에게 소비쿠폰을 지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전국 이주인권단체들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다수 이주민을 차별하고 배제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들은 이주민들이 "저임금·장시간 위험노동에 종사하면서 불안정노동을 하는 가장 취약한 계층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외국인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원색적인 비난·오해와 달리, 외국 국적을 지닌 사람도 한국에서 183일 이상 거주하며 일을 하는 경우 내국인과 동일하게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에 관광객 등 단기 체류자나 불법체류자는 제외하더라도 세금을 납부하는 이들은 지급 대상에 포함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는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다 보니 외국인들이 오히려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소비 진작이 목표였다면 국내에 장기 거주 중인 이주민들에게는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방향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국인차별 #인권단체 #민생회복소비쿠폰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박지운(zwoonie@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