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손님이 받은 영수증(오른쪽)[르파리지앵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르파리지앵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식당들이 내외국인을 차별하며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23일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파리 관광지에서 외국인은 현지인보다 최대 50% 비싼 요금을 내고 있습니다.

파리의 바가지요금에 대한 관광객의 제보가 잇따르자, 르파리지앵이 현장을 잠입 취재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르파리지앵 기자는 에펠탑이 그려진 셔츠와 야구모자를 착용하고 미국식 억양을 쓰는 미국인 관광객으로 분장했습니다.

이 기자는 진짜 파리 시민과 함께 에펠탑 근처의 한 카페를 방문해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몰래 촬영했습니다.

각자 라자냐와 음료를 주문한 결과, 프랑스인은 6.5유로짜리 캔 콜라와 함께 무료 물을 제공받았습니다.

반면 가짜 미국인은 콜라를 작은 사이즈로 선택할 수 없었고, 중간 또는 큰 사이즈만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결국 가짜 미국인 앞에 놓인 콜라는 9.5유로짜리 0.5리터 캔이었습니다.

또 가짜 미국인에게는 무료 물이 제공되지 않았고, 병에 담긴 비텔 생수를 6유로에 따로 주문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르파리지앵이 파리 도심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들은 식당 물값과 관련해 "식당에서 항상 물값을 내야 하는 줄 알았다", "물을 달라고 해도 늘 유료 생수병을 가져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근처의 다른 레스토랑으로 옮겨 팁 정책도 비교했습니다.

프랑스인은 법정 10% 서비스 요금이 포함된 명세서를 받았는데, 가짜 미국인에게는 금액에 서비스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웨이터가 팁 추가 여부를 물었습니다.

그는 카드 결제 시 팁 10%를 입력했지만, 웨이터가 몰래 이를 15%로 수정한 사실을 나중에 확인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손님에게 원하는 경우 10% 팁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파리의 한 식당 종업원[르파리지앵 유튜브 캡처.연합뉴스][르파리지앵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르파리지앵은 지난달 비슷한 실험을 통해 파리의 일부 식당이 외국인들에게 값싼 와인을 비싸게 속여 판다고도 폭로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해 식당에 잠입한 소믈리에가 9유로짜리 샤블리를 주문했는데, 실제로는 메뉴에서 가장 저렴한 5유로짜리 소비뇽 블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계산서에는 9유로로 청구됐습니다.

파리 식당의 바가지 행태를 두고 이번 실험에 참여한 경제 전문가 마르크 마지에르는 "대낮의 강도질이자 약자에 대한 착취"라며 "관광객은 피곤하고 말도 잘 못 알아듣는다는 것을 알고 이런 식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랑스 호텔·레스토랑 협회(GHR)의 프랑크 트루에 대변인은 "업계에 대한 모욕"이라며 "프랑스에서 (수돗)물과 빵은 무료이고 병 생수는 거부할 수 있으며, 팁은 서비스가 만족스러우면 자발적으로 주는 것일 뿐 절대 의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파리식당 #외국인관광객 #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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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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