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진보적인 젠더 교육'이 싫어 러시아로 이주했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으로 보내진 남성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살던 데릭 허프만(46)은 올초 '공유 가치'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에 입국했습니다.
'공유 가치' 비자는 전통적인 러시아 가치를 따르는 이들을 위해 임시 거주 허가를 내주는 프로그램으로, 서구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도입됐습니다.
입국 후 데릭은 빠르게 시민권을 얻기 위해 러시아군에 자진 입대했습니다.
그는 모병 담당자들로부터 용접공이나 종군기자 등 비전투 직책을 맡게 될 거란 보장을 받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3주 간의 군사 훈련을 받고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방으로 보내진 것입니다.
그의 아내 디애나 허프만은 운영 중인 가족 유튜브 채널 '허프만 타임'에서 "남편이 부족한 러시아어 실력으로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늑대들에게 던져진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바로 전선으로 가지는 않을 거라고 들었다. 하지만 지금 전선 가까운 곳에서 훈련을 받고 있고, 일주일 후엔 실제 전선에 투입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이 영상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데릭의 파병으로 가족들의 경제 사정도 어려워 졌습니다.
데릭은 월급의 대부분을 물자 구입을 위해 '기부'해야 했습니다.
디애나는 한 달간 복무한 이후에도 급여나 보너스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허프만 가족은 이주 후 각종 러시아 매체에 소개됐는데, 자신들의 이주 이유가 '서구 문화에 대한 거부' 때문이었다고 설명하고 다녔습니다.
특히 결정적 이주 계기는 미국 내 '진보 젠더 교육'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습니다.
애리조나에서 텍사스로 이주한 이후 이들은 딸 소피아가 학교에서 동성애자를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데릭은 "뭔가 바꿔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2023년 5월 러시아 여행을 하면서, 러시아는 우리가 원하는 전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자유주의적 젠더 규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미국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러시아 이스트라 내 '미국인 마을'에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마을에 실제로 이주한 가족은 허프만 가족을 포함해 단 두 가구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프만 타임 유튜브 채널에는 최근까지도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고 있지만, 데릭의 모습은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의 아들 이클 알렉산더 글로스가 러시아군에 입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마이클은 2023년 9월 러시아군에 자원 입대했고, 네팔 출신의 다른 병사들과 함께 3개월간 훈련을 받은 뒤 같은 해 12월 최전방 돌격부대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투입됐습니다.
그는 SNS에 스스로를 '다극화된 세계의 지지자'로 지칭하면서 "난 집에서 달아났고, 세계를 여행했다. 나는 파시즘을 혐오하며 조국을 사랑한다"고 적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인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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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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