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의 한 커플이 현지시간 22일 홍수로 침수된 성당에서 물길을 걸으며 결혼식을 올려 화제입니다.
현지시간 23일 AP 통신에 따르면, 제이드 릭 베르딜로와 자메이카 아길라 부부는 필리핀 불라칸주 말로로스에 있는 바라소아인 성당에서 결혼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이 교회는 필리핀을 덮친 6호 태풍 '위파' 영향으로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식 당일 꼭 식장 안을 들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미리 홍수 위험을 예상하긴 했지만, 날씨 때문에 기분이 상하기보다는 "모든 결혼 생활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라 여기기로 한 것입니다.

신부 아길라는 흰 웨딩드레스가 흙탕물에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살을 갈랐고,
기다리던 신랑 베르딜로는 특별한 순간에 입는 '바롱 타갈로그' 셔츠를 입고 신부를 맞았습니다.
하객들 또한 바지를 걷어 올리고 신발도 벗은 채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습니다.
부부는 "우리는 그저 용기를 냈을 뿐"이라며 "이건 우리가 극복해 온 수 많은 어려움 중 하나일 뿐"이라 AP에 밝혔습니다.
"악천후, 폭풍, 비, 홍수 속에서도 결혼식은 계속됐고, 사랑이 승리했다"
결혼식에 참석한 친구 지고 산토스는 "정말 특별한 결혼식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태풍 위파 영향으로 최소 3명이 사망했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한 7명이 실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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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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