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사무관 특강서 "여러분 손에 사람들 목숨달려…작은 神의 역할"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14일) 행정고시에 합격해 5급 사무관으로 임용된 신임 공무원들과 만나 공직자의 청렴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5급 신임 관리자 과정 교육생' 대상 특강에서 "저는 부패한 사람이라는 온갖 음해와 공격을 당해 '저 사람 뭐야' 하는 이미지가 됐지만 사실은 정말 치열하게 제 삶을 관리해왔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수없이 많은 사람이 여러분의 판단에 의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고, '내 아이를 안고 세상을 떠나버려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여러분 손에 사람들의 목숨이 달린 것"이라며 "어쩌면 작은 신의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책임감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서유기에 나오는 '파초선'을 언급하며 "여러분 손에 들린 펜이 파초선 같은 것"이라며 "그래서 권력이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례로 안보 사안을 다루는 군인이 불필요한 목적으로 전쟁을 하게 만들면 어떻게 되겠나 라며 "권력은 나의 의지를 타인에게 강제할 수 있는 힘이지만, 그와 똑같은 양의 책임이 부과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공직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소신껏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어느 날부터 실패하면 책임을 묻는 이상한 풍토가 생겼다. 이러면 그 사회는 경직된다"며 "이는 공무원 때문이 아니라 정치 때문이다. 이를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칠 때 일화도 소개하며 "돈은 마귀다. 절대 마귀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가장 아름다운 천사, 친구, 친척, 애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경각심을 주기도 했습니다.

성남시장 시절 사무실에 CCTV를 설치했던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명숙 전 총리가 재판받는 시점이었다. 저는 업자들에게 '너희들 모습을 다 찍을 것'이라는 경고용으로 CCTV를 설치했다"며 "결국 저는 돈 받았다는 소리를 안 듣고 살았다. 다른 엉뚱한 소리를 듣긴 했지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강 뒤에는 신임 공무원들과 오찬을 함께했습니다.

예비 사무관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 특강은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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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경(jangb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