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핵심 수뇌부 중 한 명인 해군 부사령관이 쿠르스크 전선 인근에서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에 숨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당국과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 부사령관인 미하일 구드코프 근위 소장은 전날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지역에 설치된 야전 본부에서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이날 "구드코프가 동료 군인들 곁에서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다가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후 그가 전날 쿠르스크 국경 지역에서 '전투 작전 도중' 사망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러시아 해군 2인자에 해당하는 구드코프는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살해한 러시아군 최고위급 장성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러시아군 최정예 부대 중 하나로 여러 격전지에 투입됐던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소속 제155해병여단을 지휘했으며, 지난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를 직접 해군 부사령관으로 승진시켰습니다.

해군 부사령관으로서 구드코프는 해군의 전체 해병대와 해안 미사일, 포병 부대를 지휘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승진 전 그는 2022년 2월부터 키이우,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내 전투에 참여했고 이후 쿠르스크 전투에 투입됐습니다.

155해병여단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부대로 푸틴 대통령은 그 공을 인정해 이 여단에 '쿠르스크' 명예 칭호를 부여했는데, 이 칭호를 요청한 사람이 바로 구드코프였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구드코프와 그가 이끄는 러시아 155해병여단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처형하거나 민간인을 살해하는 등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러시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드코프의 위치가 우크라이나군에 노출된 경위를 두고 러시아군 보안에 구멍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러시아의 한 텔레그램 채널은 '비공식 정보'를 인용해 공격당한 본부의 위치가 내부 첩자에 의해 유출됐거나, 블라디보스토크 출신 부대원 일부가 지역 공휴일을 기념해 고향의 가족이나 친구들과 통화를 한 것을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포착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지역 매체에 따르면 최소 네 발의 미사일이 구드코프가 있던 본부를 타격했으며 같은 날 쿠르스크 전선 인근에서 이뤄진 별개의 공격으로도 러시아군 고위 장교 다수가 숨졌습니다.

한 러시아 군인 단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구드코프와 함께 155여단의 신임 지휘관을 포함해 10명 이상이 그 자리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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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