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에 따라 '꼬마 민주당'을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홍 전 시장은 오늘(15일) 지지자들과의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의 글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답글을 남겼습니다.

홍 전 시장은 "다섯 번의 국회의원은 당의 도움이 아닌 내 힘으로 당선됐다"며 "두 번의 경남지사는 친박들의 집요한 견제와 음해 속에 내 힘으로 경선에서 이겼고, 한 번의 대구시장도 당의 집요한 방해 속에 터무니 없는 15% 페널티를 받고 경선에서 이겼다"고 적었습니다.

국민의힘을 향해 홍 전 시장은 "그 당이 내게 베풀어 준 건 없다"며 "박근혜(전 대통령) 탄핵 이후 궤멸된 당을 내가 되살렸을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3년 전 윤석열(전 대통령)에게 민심에서 압승하고 당심에서 참패했을 때 탈당하려고 했으나 마지막 도전을 위해 보류했다"며 "이번 경선에서도 사기 경선을 하는 것을 보고 내 청춘을 묻은 그 당을 떠났다. 국민의힘에서 은퇴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보수 진영의 아웃사이더였다는 건 그걸 두고 하는 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홍 전 시장은 경선이 끝나고 국민의힘 탈당 후 미국으로 출국한 데 대해 "하와이는 놀러온 게 아니고 대선을 피해 잠시 망명 온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면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누군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이 몹쓸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청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시장의 글에 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경남 하동 선거운동 중 기자들과 만나 "홍 전 시장께서 차라리 민주당으로 왔더라면 하는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엄청난 자괴심을 갖게 된 것 같다. 오죽하면 탈당과 동시에 정계 은퇴했을까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이 점점 더 통상적 의미의 보수 정당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점을 (홍 전 시장이) 말한 게 아닌 가 싶어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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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용(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