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군이 지난 5월 말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군은 사고 항공기가 추락 직전 비정상적인 자세에서 속도가 점차 줄고 양력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진 직접적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가 난 해상초계기는 포항 비행장에서 이착륙 훈련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6분가량 인근 상공을 한 바퀴 돌아 1차 훈련을 마치고, 2차 훈련을 위해 재이륙한 직후 추락했습니다.

<조영상 / 해군 초계기 사고대책본부 반장(준장)> "이륙 시간은 13시 43분경이고, 추락한 시간은 13시 49분경입니다."

하늘로 뜨는 힘, 즉 양력이 중력을 이기지 못할 만큼 급격하게 떨어져 항공기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를 '실속'이라고 하는데, 초계기가 오른쪽으로 선회하며 상승하려던 순간 속도가 갑자기 줄면서 실속 상황에 맞닥뜨린 겁니다.

이 과정에서 초계기가 급강하를 시작할 때 고도는 약 950피트.

조종사가 실속 회복 조작을 시도했지만, 양력을 끌어올리기에는 너무 낮은 높이였습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이처럼 사고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지만, 정작 초계기가 실속 상태에 빠진 직접적 원인은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사고기는 비행기록장치가 없는 기종인 데다, 지상 충돌과 화재로 심하게 손상된 음성녹음장치도 복구하지 못해 사고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다만, 조사위는 기계적인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1번 엔진의 파워터빈 1단에서 내부 이물질에 따른 손상만 확인했을 뿐, 엔진 출력 감소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조사위는 또 해군이 그동안 비행교범에 있는 실속 회복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사고 당시 조종사들의 실속 징후 인지와 회복 절차 수행 능력이 미흡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사고기에는 실속 경보장치도 장착되지 않았습니다.

사고조사위원장은 초계기 추락에 대해 기계적·인적·환경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평가했고, 해군은 조종사 비행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영상편집 김경미]

[그래픽 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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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림(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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